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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속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염려 단정 어렵다”

캡틴요괴 2023. 9. 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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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의 혐의로 청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27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2시23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위증교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혐의와 관련해서는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됐다고 봤지만, 백현동 개발 특혜와 대북송금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백현동 개발 특혜 혐의와 방북비용 등 총 800만달러를 쌍방울그룹에 대신 내도록 한 대북송금 혐의, ‘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증인에게 위증을 하도록 한 위증 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7분부터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혐의 순서로 검찰과 변호인단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낮 12시40분께까지 2시간 동안 백현동 사건을 심리했고, 30여분간 휴정한 뒤 오후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부터 심리했다.

검찰은 ‘백현동 사건’ 등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들과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검사 등 8명을 투입했다. 이 대표 쪽도 기존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 외에 판사 출신 변호사 등을 보강해 총 6명이 심사에 임했다. 1500쪽 분량의 의견서와 수백 쪽의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한 검찰은 이 대표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고, 이 대표 쪽 변호인은 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인멸할 필요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법원은 이 대표 쪽 손을 들어줬다.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이 대표)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유 부장판사의 질문에 이 대표의 변호인이 주로 답변하는 한편 이 대표가 여러 차례 직접 설명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증교사 혐의 관련 심문이 이뤄질 때 법정 안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박균택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 돼 대장동 등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에 세상의 공적이 돼 버린 것 같다. 도지사가 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수사가 이어져 안타깝고 억울하다.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짧게 최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증거인멸의 염려와 관련해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북송금의 경우에는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이날 오전 3시57분께 언론에 알림을 보내 “(법원이)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었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비리에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대북송금 관련 피의자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판단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었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현실적으로 했다는 것임에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 판단하고, 주변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모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앞으로도 보강수사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실체진실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어렵게 통과됐기에 검찰이 한 차례 더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엔 부담스러워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출처] - 한겨레

[원본링크]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02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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